-. 이 에피는 이거 1편이 등장할 때 미리 설명 드렸지만, 제가 그림만 그릴 줄 알았어도 절대 썰풀이를 안 했을 겁니다. 그냥... 쫘끄미 우리 애들 상상하는 거 만으로도 너무 귀여우니까.... 대신 시끄럽겠죠? (???) 허헣. 가볍게 봐 주세요. 게다가 얼라들 전부 혀짧으니 혹 얼집이나 유치원 알바하신 선생님들께 오디오 자동 재생이라도 될까, 미리 죄송함다. 우리 참 수고가 많았어요. (구 애프터스쿨 알바생)









그날 지수는 올라와서 윤을 마주한 채로 얼어 버렸다. 왜냐면 진짜 이 미친놈 왜 헛소리 하냐고 하려고 했는데, 진짜로 쪼꾸마난 윤과 쪼꾸마난 체리가 나왔기 때문이지.


"...너... 이게 뭐야?"

"몰라..."


완전히 지친 게 꼭 콩과 싸운 뒤의 윤정한 같았지만, 여하튼 쪼꾸마내져서 솔직히 좀 귀여웠음. 게다가 둘 다 뭔가 간절한 얼굴이야. 배고프대. ㅋㅋㅋ


"하... 아무것도 안 먹었어?"

"먹었어... 쪼꼬렛..."


겸이는 처음엔 윤이 낯설어서 경계했는데. 체리가 윤한테 붙어 있고, 윤한테 익숙한 냄새 나니까 나름 자그맣게 지수한테 물어보겠지.


"지슈..."

"응-. 왜, 겸아." (저번 나 미워 사건 이후 겸이에게 세상 부드러운 홍)

"왜... 왜 저나니 쪼꾸미야...?"


글세 그건 지금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어쩌겠어. 보아하니 어린이 집 오늘은 공쳤음. 못간다고 연락 해 놓고. 일단 배고프다는 윤과 체리를 먹이기로 함. 궁시렁 거리는 것 추가. 그리고 이때까지 홍은 몰랐음. 윤은 어른이었잖아. 몸이 작아진다고 정신머리까지 작아지겠어? ㅇㅇ 작아짐.ㅋㅋㅋㅋ


*


이놈색히가 더 해. 토끼들은 당근 잘 먹는데 윤정한이 다 골라냄. 홍지수 이마짚. 야. 니가 애야?


"안이야! 근데 나가 원래 요리 하면 당근 안 머근데-!"


윤정한 분명히 머리로는 내가 원래 요리 할 때에도 당근 안 먹어! 라고 하려고 했던 거 맞음. 다만 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고도 지가 무슨 말 하는 지 모름 주의.


"뭐래는 거야-. 시끄러. 너 그거 골라내지 마?"


왜냐면 윤정한이 골라내면 각자 싫은 걸 골라낼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러함. 도겸이는 피망, 쿱스는 양파. 아니 이놈들이.


"야!"


소리 지르면 토끼들은 움찔 하면서 수저로 먹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이놈의 인간애는 당당하다 이말이지.


"삐타밍 디능 인제 나가서 놀으면 돼!"

"뭐래는 거야 애샛기처럼. 어?! 안 먹어?! 너 망태할아버지 잡아가라고 한다?!"


솔직히 이 말은, 겸이한테나 통하지. 그런데 입버릇 되서 한 말인데 윤이 째려봐. 째려봐? 근데 심지어 눈에 눈물이 자글자글 하기 시작함.


"어떠케.... 어떠케 나한테 그런 말을 하쑤이써?"

"뭐?"

"나가 지금엔 쪼꾸맨데 너랑 친군데 왜 망태하라부지가 자부가라구해!"


세상에. 0ㅁ0

조슈지 얼어버렸지. 이게 뭔....뭔.... 너 진짜 애샛기가 된 거야? 근데 슈아가 놀란 눈으로 자기 보니까 뭔가 더 설움이 북받혀서 울음 터져벌인다. 우아앙. 그리고 원래 한 놈이 울면 다른 놈들도 우는 거임. 체리가 자동반사적으로 윤처럼 우아앙! 하고 울기 시작함. 그럼 겸이가 삐죽삐죽 하면서 훌쩍대겠지. 감정동화.


"야, 야. 울지마, 아 왜울어어! 알았어, 미안해. 미안해 울지마!"


삼중창은 넘나 개롭다 이말이야. 게다가 체리도 겸이도 지수 째려봄. 나쁘다. 나쁘다 망태할아버지라니!!


"나뿐 사란이야! 망태하부지 무서언데! (체리. 윤이 자기 주인이다)"

"마자! 맨날 망태하부지야! (겸. 당한 전적이 꽤 있다)"


윤은 그냥 울기만 하겠지. 설움이 장난 없어. 너랑 나랑 친군데ㅠㅠㅜ 너무한거 아니냐?? 게다가 나 당근 안 먹는 거 알면서ㅠㅠㅠ 나는 체리도 당근 안 주는데ㅠㅠㅜ(????) 이러면 인제 어쩔 수 없어? 지수도 그냥 애들 말 다 들어줘야지 하도 우니까. 일단 정한이부터 달래기 시작해서 체리랑 겸이까지 껴안고 토닥토닥.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너네 하고 싶은 대로 해. 너는 먹고 너는 먹기 싫으면 먹지마.

아직 하루에 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진이 쪽 빠졌다고 한다. ㅋㅋㅋ


*


그리고 나서는 뭐 별 수 있나. 애가 셋이나 되니까 걔네들을 다 데리고 혼자서 지수가 보기는 너무 힘들잖아. 그래서 그냥 다 데리고 키즈카페 가겠지. 어쨌든 거기 가면 애들 신나게 놀 수 있고 안전 요원도 있고. 중간 중간 물만 잘 먹이고 과자 만 좀 사서 입에 물려주면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일은 어쨌든 없을 거 아니야.

근데 인제. 이렇게 데리고 가면, 윤이 거기서 그림 그리면서 애들 상대로 장사하고 그런다. 출판사에서 아동 도서 만들던 까라를 여기서 뽐내는 윤. 


"응 삐까츄? 아랐어."


애들한테 둘러 쌓여서 그림실력 뽐내심. 근데 이 놈, 그림 한장에 사탕 한 개 씩 받고 있어라. 어이없어져서 홍이 야. 하고 부르면 진짜 화들짝 놀람. 알죠. 애들 뭐 나쁜짓하다 걸리면 진짜 파드득 떠는 거. ㅋㅋㅋㅋ 옆에서 하나씩 얻어먹던 토끼놈들도 바르르르 떨고는 지수 보며 얼음. 셋이 다 얼어서 올려다보면 황당하고 귀여워서 웃음나.


"니네 이럴래 진짜? 이놈한다?"

"아니야아!"

"아니!"

"안대!"


셋이서 와라락 소리 지르면서 껴안고 그러겠지. 참나. 토끼 둘에 원체 기력 없던 윤의 조합이라 얌잔한 줄 알았더니, 다른 의미로 막강했다는 이들. ㅋㅋㅋㅋ


*


그날 밤에 여하튼 애들은 씻고 자야 하니까 씻기려는데, 심지어 애가 셋이라 지금 지수 약간 돌 것 같은데 윤이 목욕하기 싫다고 체리 선동해서 바닥 굴렀으면 좋겠다.


"체리야 지슈가 목욕하자고 그러면 그냥 으아앙아 하면서 누워 아라찌?"


조상이 대대로 나라를 구했는지 물속성 토끼인 체리는 한번도 물에 안 들어간다고 윤을 괴롭힌 적 없거늘. (안 나온다고 속썩이긴 함) 정작 윤이 싫대. 귀찮아. 졸려 잠와!!!

그렇지만 알고보니 지수홍은 겸이 키우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서 능숙하게 제압하고 목욕 끝내실 거 같아요.


"그래? 그럼 울어-. 그래도 씻을 거야~"


첨벙첨벙하고 하나씩 욕조에 집어넣고.


"눈 감으랄 때 감어. 너 눈에 비누 거품 들어가도 몰라~"


세상 단호하게 큰 손으로 쓱쓱 거품 올려 머리 감기고 싹 씻겨버릴 듯. 분하고 억울해서 으아앙! 하고 넘어가거나 말거나 번쩍 들어서 수건 둘둘 감으면서,


"다했다-. 인제 얼른 나가."


하고 궁둥이 두드려줄 듯. 애들 얼결에 씻고 나와서 서로 얼굴에 찹찹 로션도 발라주고. 어느새 내복 바람으로 잠들면 이불 덮어주다 윤 코 살짝 꼬집을 듯.


"........내일은 돌아와라 진쯔......"


음산하게 한 마디 하고. ㅋㅋㅋㅋ


*


그리고 인제 돌아옵니다. 다만,


"...홍지수?"

"으응......"


넌 왜 작아지구 그래........








+. 장난꾸러기 꼬꼬미들 상상하면 너무 귀여우니까.... 이번 편은 선공개 정책. 아 몰라여. 언제나 어디서나 귀여운 거로 달려줘야 한다구요. 왜냐면 귀여움은 우주를 구하거든요. 출근길 햅삐하시길. 저가 한 사나흘 뒤에 프리패스로 자동 통과되는 유료로 알아서 전환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한국은 벌써 금요일이네요. 사실 전 어제가 금요일인줄 알았어요. ㅎㅎ 정신 빼구 삽니다... 그래도 햅삐 주말.

윤른 위주 셉페스 올라운더, 한 마리의 새우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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